삽살개 혈통을 받은 장발이야기...

황선미 글의 특징은 마치 동물농장처럼

동물도 인간도 작품속에서 공존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간은 동물의 언어를 모르지만,

동물은 그들끼리 말할 때, 인간의 언어로 말하고,

인간들의 대화를 이해한다.

그것이 작품의 사실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배워보고 싶은 스타일이다.

 

암튼, 황선미는 장발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아버지와 화해하면서

아버지를 끌어안는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건,

유한한 인생, 더 많은 것을 괜스리 체험하려하기보다

나 어렸을 적 이야기..그것들을 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푸른게 빛나던 달빛을 되쏘던 눈길,

그길을 걸을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하던 발자국소리,

청량한 공기, 얼얼한 뺨,

그날의 밤공기를 생각하면, 고스란히 내 뺨이

얼어붙는다. 그걸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걸 꺼내내고 싶다.

그것도 하필 이역만리에서, 내 고향 파주를.

그렇게 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 바로 황선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