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학년제란?

중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지식？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2017 자유학기제 공모전’ 수기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한 학부모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자녀들은 어떻게 자유학기제를 보내고 있을까요?

성적에 무너져버린 딸

딸은 지난해 경기도 성남의 한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성남 분당의 교육열은 서울 강남, 목동 못지않게 뜨거운 터라 딸에게 선행학습을 시키기도 했지만, 딸은 친구들의 성적을 따라가지 못했고, 이는 자기비하로 이어지며 울음을 터뜨리는 날만 늘어갔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나쁘지도 않았고 믿음도 좋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중학교 입학 후 딸에게 ‘성적이 곧 행복과 성공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의식이 굳어져 버린 것입니다.

자유학기제의 시작과 반전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시작되면서 딸에게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진로적성검사를 한 후 선생님으로부터 ‘우뇌가 매우 발달해 창의성이 뛰어나니 미래가 기대된다’라는 말을 들은 것입니다. 성적이 아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준 선생님의 격려는 딸에게 큰 힘을 주었고 이를 계기로 경기 자유 학년제 UCC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으며, 장려상이라는 귀한 열매를 얻게 되었습니다. 딸에게는 무엇보다 가치 있는 상이었으며 공부 외에 자신이 그림과 애니메이션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한번 자신감이 붙은 딸은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에서 ‘황금 손’, ‘신의 손’이라고 불리며 그림과 애니매이션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소심했던 모습도 점차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해갔죠. 그야말로 자유학기제가 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입니다.

학교수업 참여, 부모의 변화

자유학기제로 학교수업에 참여하는 태도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토론수업, 협동수업, 융합수업이 활발해지면서 딸은 수학, 과학, 한문 과목에도 재미를 느끼게 되었지요. 덕분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참여하는 것으로 생각하던 토론 수업에서 칭찬을 받고 자신감도 부쩍 높아졌습니다. 자신감이 생기니 웃음과 여유를 찾은 것은 물론 소질이 없는 체육활동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하루는 학교에서 반 대항 칠판협동화대회가 열렸는데 딸이 그림에 소질이 있다 보니 반 친구들로부터 응원을 받으며 준비를 했습니다. 그 결과 9개 반 중에서 1등을 하게 되었고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더군요. 그 이후로 저는 딸을 믿고 지켜봐주고 있습니다. 스스로 소질을 계발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힘까지 얻었는데 뭘 더 바라겠어요.

자기 주도적인 자녀

딸은 핀잔을 듣던 영어학원도 과감히 그만두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사와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 블로그 운영하기, 소설 쓰기 등등 많은 활동을 딸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네요. 그 중 ‘아이 캔 스피크’라는 영화를 본 딸은 위안부 할머니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18년 버킷리스트’에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애니메이션 만들기’라는 항목이 추가되었어요. 아이는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을 답사하기도 하고 일본어 공부를 위해 책을 사 오기도 했습니다.

자유학기제가 아니었다면 꿈도 꿀 수 없는 변화이며 학기 초에 보았던 아이의 모습은 지금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유학기제가 딸아이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 것 같아요. 이 제도가 잘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웃음을 보면서 자유학기제에 대한 제 생각은 이제 확고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